언어, 그리고 교육

수업하면서 느낀 점 몇 가지

21세기페스탈로치 2013. 10. 29. 15:38

1. 문법/발음 모두 어렵게 느끼지만, 생각보다 발음쪽을 더 많이 어렵게 느낀다.
특히 '입니다'가 [임니다]가 되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어화자에게는 필수음운현상인데 말이다. 그러나 이유를 설명하면 완전 음운론이 되어버리므로 '이대로 외워주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다.


2. 또 하나 놀란 것은, 초성의 'ㅇ'을 읽는 데에 굉장히 애를 먹는다는 것이다. 물론 한글을 막 배운 초급 학생들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예를 들어 '서울은', '서울입니다'라는 문장을 읽어보라고 시키면, 중간에서 머뭇거린다.

받침 뒤에 초성 'ㅇ'이 올경우 초성 'ㅇ'은 alif(문자만 있고 발음은 없는 글자)이므로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받침을 뒤의 초성으로 [서우른], [서우림니다]로 발음하는데, 외국인들은 거기부터가 막힌다.

한국어화자의 상식에서는 생각못하는 곳에서 막히니 정말 주의해야한다.


3. '명사', '동사', '형용사' 정도의 용어는 알고 있다.(물론 일본어 한자음으로 말하긴 하지만)

그런데 언어학적 용어인 '용언, 어간' 등의 용어를 써야하는지는 고민이다.다른 선생님들은 '어간'이란 단어를 많이 쓰긴 하던데.

물론 중급, 상급에 올라가면 '어간'이라는 한 단어로 모든 설명을 갈음할 수 있으니 편하긴 하지만,

초급학생은 안 그래도 머리가 터질것 같은데 용어까지 들으면 정신이 없다. 따라서

'어간에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는 '동사에서 "-다"를 지운 부분에 받침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라고 설명하는 게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