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그리고 교육

일본어는 영어단어가 그대로 동사가 된다?

21세기페스탈로치 2013. 11. 29. 15:49

그저께 일본인 친구랑 통화를 하다가 뭐좀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톡으로 찍을게'라고 했더니,

'メモるから言って'(메모할테니까 말해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メモる란 표현...'메모루'라고 읽는데요

알아듣기는 했지만 조금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 단어... 영어단어 memo에다가 한국어에 '-다'에 해당하는 어미 る를 붙인거거든요.

한국어 였으면 '메모하다'가 될텐데

일본어는 '메모다'가 그대로 동사가 된 것입니다.

(사실 정확히 이야기하면 る는 [ru]라고 발음하는데, 그중 한국어의 '-다'에 해당하는 부분은 [u]고 [r]은 별개에요.

하지만 이걸 설명하면 언어학 전반을 이야기해야하니 패스)


이런 단어들은 종종 있어요.

제가 제일 놀랐던 건, 도쿄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여기서 젊은이라고 칭한 건 저보다도 더 어린, 헤이세이 우마레, 즉 1990~2000년대생이지요)

マグる 마구루. '맥도날드햄버거를 먹다'라는 뜻이에요

도쿄를 중심으로 한 동일본에서는 맥도날드를 マッグ(마꾸)라고 하거든요(서일본에서는 マグド(마구도))

그래서 '마구'에 어미를 붙여 '마구루'

예를 들면 이렇게 씁니다.

ね、今日マグらない?(있잖아, 오늘 맥도날드에 가지 않을래?)

한국어로 따지면요

'맥도날드하다'가 동사가 된거고 그 동사가 활용을 하는거죠

참 재밌죠?


영어에서 'just google it.' (구글에게 물어봐)처럼 상표인 'google'이 그대로 동사가 되는 경우는 있지만

일본어에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있는 것은 신기하기 그지 없네요.

한국어에서는 구조상 불가능해요

이게 일본어가 한국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죠.

어때요? 재미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