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그리고 교육

일본의 사투리

21세기페스탈로치 2013. 12. 19. 11:17

어제 수업시간에서는 '방언'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살고 있는 나고야지역은, 제가 보기에는 전혀 도쿄말이랑 다르지 않아요.

칸사이지역(오사카,교토,나라,고베 등이 있는 지역) 방언은 외국인인 저로서도 구분가능해요.

아~ 저거 칸사이 사투리구나 하고요.

그런데 나고야는 딱히 도쿄말이랑 별차이 없다고 느꼈는데

"나고야 사람들도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고 표준어쓰고 있다고 느끼는데, 알고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고야 방언을 쓰고있어요"라더군요

 

그러고 보면 조금 이상하긴 해요. 나고야는 아이치현에 속해있고('현'은 한국의 '군'보다는 크고 '도'보다는 작은 일본의 행정단위입니다)

아이치현 바로 옆동네인 미에현만해도 칸사이사투리에 가깝거든요.

그리고 나고야는 도쿄보다는 칸사이에 거리상으로 가까운데, 이상하게 나고야말은 도쿄말이랑 별반 차이가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게 모르게 있다는거네요 ㅎㅎㅎ

 

일본은 한국보다 땅이 넓고 동서로 넓어서 방언차가 심해요

도쿄나 나고야 사람이 홋카이도나 아오모리(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 본토에서 가장 북쪽 지역) 혹은 큐슈(오키나와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가장 남쪽 지역)에 가면

일본사람이라도 반정도도 못알아듣는대요.

한국에서는, 제주방언을 빼놓고는 그럴일은 별로 없잖아요.

단어를 모르는 경우는 있어도, 다른 지역의 방언이라고 해도 절반도 못알아듣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저도 후쿠오카(큐슈의 제일 북쪽 지역)에 놀러갔을때 후쿠오카사투리를 들어본적이 있는데

저~언혀 못알아듣겠더라구요. 하긴 도쿄사람도 절반도 못알아듣는다니, 외국인인 제가 알이들으면 이상하지요 ㅎㅎㅎ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일본어의 방언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일본어의 억양은 칸사이지역의 억양이 제일 복잡하고

양끝단(홋카이도나 큐슈)으로 갈 수록 억양이 점점 없어져서(오키나와방언은 일본어와는 다른 언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로 달라요, 그래서 패스)

남쪽의 쿠마모토(큐슈의 남동부에 있는 현)나 북쪽의 아오모리는 무억양 방언이라고 불려요.

왜 이렇게 기이한 현상을 띄게 되었냐 하면

애초의 일본 원주민은 무억양 언어를 쓰고 있었는데

억양이 강한 언어를 쓰는 백제사람들이 '칸사이'지역으로 건너가면서

칸사이 지역이 제일 억양이 강해졌고

그 영향이 점점 동서로 퍼졌다고 해요.

이게 모든 학자들한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건 아닌데,

백제사람이 일본에 많이 건너갔다는건 지금은 꽤 알려진 사실이고,

역사적인 근거를 언어에서 찾을 수 있다는게

참 재밌는 점이지요.

 

이상, 오늘은 일본의 방언과 관련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