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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내가 일본 시스템 중에 위화감을 느낀 것 중에 하나가 일선 초중고의 교무실을 '職員室(직원실)'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한국처럼 '교무실'이 아닌 '직원실'이라니? 일본에서도 '교원실'이라는 단어가 있고 '직원실'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보통은 '교원만을 위한 교원실'보다는 '교원과 직원이 같이 쓰는 교직원실'이 더 일반적이어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그런 의미라면 딱히 부정적인 의미로 '직원실'이라는 단어가 쓰인 것이 아닌데도 이 위화감은 참 쉽게 없어지진 않았다. 내가 교생실습을 나간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별개의 집단인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교권문제가 아주 심각하던 때도 아니었고, 고등학교였기 때문에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다. 물론 한달짜리 교생이 해당 학교에..

깻잎논쟁, 그리고 MBTI

어제 한 모임에서 깻잎논쟁을 비롯한 지퍼논쟁, 새우논쟁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유행(?)이 지났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야기였다. 결론을 결국 사바사라는 거였다. 누가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 그런데 나는 깻잎논쟁 부류의 것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내가 비연애, 비혼이라 연애전선에서 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참 다들 피곤하게 사네..'였다. 안 그래도 한국은 '~해야 한다'와 '~하면 안 된다'가 많은 나라다 그런데 거기에 '깻잎도 떼 주면 안 되고, 새우도 까 주면 안 되고...' 물론 기분은 이해한다. 나도 내 애인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그런데 이런 게 공론화 되어서 '~하면 안 된다'가 하나 더 늘어난 느낌이다. 참 피곤하다... ..

주차장으로 보는 한국인 종특

한국인은 참 흥미로운 사람들이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주차장 도색 작업을 다시 했다. 따라서 한동안 주차 공간에 차선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바로 '장애인 주차 공간'에 대한 것이다. 요즘은 어느 주차장이나 법적으로 장애인 주차 공간을 설치해야 하는데, 도색 작업을 하는 동안은 장애인 주차 공간 표시도 없어져 있었다. 여기에 주차를 하는 사람들은 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니, 그 자리가 도색 작업 시작 전에 장애인 주차 공간이었다는 건 모를 리가 없는데 도색 작업이 시작되고 해당 표시가 없어지자, 돌아가면서 거기에 주차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색 작업이 완료되고 장애인 주차 공간이 생기자 하나 같이 그곳에는 주차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바뀌었을 리 없는데 표시 하나로 행동이 바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