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그리고 문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1세기페스탈로치 2014. 1. 1. 13:11

2014년이 밝았습니다.

여러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한국나이로) 서른 살의 새해를

일본에서 맞게 되었네요.

일본에서 맞았지만 그래도 한국사람이라

'떡국'을 끓여 먹었답니다.

'한국식 신정'을 보냈으니,

이젠 '일본식 신정'을 경험해보려고 해요.

 

일본에는 구정이 없고 신정만 있답니다.

'큐쇼가츠'(旧正月)라고 해도 아는 사람도 꽤 있긴 한데

한국과 달리 구정을 쇠는 것은 오래 전에 없어진 문화라네요.

일본에서는 설날을 '쇼가츠(正月)'라고 불러요.

특히 1월1일을 '간딴(元旦)', '간지쯔(元日)'라고 부르기도 하죠.

한국어에도 '원단(元旦)'이라는 말이 있긴 한데, 잘 안쓰죠.

 

자, 그럼 이 '간딴'에 일본 사람들은 뭘 할까요?

먼저, 1월1일이 되기 전, 즉 12월 31일일에 대표적인 게 두 가지가 있어요.

우선 토시코시소바!

한자로는 年越し蕎麦라고 쓰는데, 즉 해를 넘기는 소바라는 뜻이에요.

이 토시코시소바는 절대로 12월 31일에 먹습니다. 1월1일에 먹지 않아요.

그리고 꼭 저녁에 먹는 건 아니에요. 어제 보니 소바집 앞에 아침부터 줄 서 있던데요 ㅎㅎ

보통 점심때 먹는대요.

저도 어제 토시코시소바를 먹었습니다! ㅎㅎ

 

 

<토시코시소바(제가 먹은 건 아닙니다.출처:http://tem.rakuten.co.jp/suginoki/c/0000000126/>

 

그 다음으로는 NHK 홍백가합전!(코하쿠우다캇센)이 있습니다.

이건 일본 음악이야기 할 때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데

한국으로 따지면 가요대제전 같은 겁니다.

그런데 그 역사가 무려 2013년에 64회! 엄청 오래되었죠?

요즘은 예전만큼 시청률이 안 나오고, 옆채널에 笑ってはいけない라는 코너에 많이 시청자를 뺏기긴 했지만

그래도 홍백가합전에 한 번 나가면 그 지명도가 충분히 검증된거라도 봐도 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이지요.

11월말~12월 초쯤에 출전자가 '발표'되는데, 많은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한국의 가요대제전처럼 해를 넘기지는 않고 새해가 되기 15분 전에 끝납니다.

그리고 바로 제야의 종으로 넘어가죠

 

일본의 제야의 종은 108번을 칩니다.

108. 108번뇌가 생각나네요.

그만큼 일본은 불교의 영향이 큽니다.

일본에는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가 별로 없어요.

그리고 '신도'라는 종교가 있는데,

이게 불교의 일종이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는 일본 사람도 있긴 하던데,

실은 불교에 일본 토속신앙이 합쳐진 것이라고 보여져요.

그래서 새해가 되면 初詣(하츠모데)라는 것을 가지요.

새해가 되어서 하는 첫 '신사참배'에요.

한국에서는 '신사참배'가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죠.

야스쿠니 신사참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신사참배'자체는 그렇게 이상한게 아니에요.

신도가 불교의 일종이니까, 우리가 절에 절하러 가는 거랑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개중에 야스쿠니 신사같은 신사가 간혹 있어서 문제에요.

불교는, '해탈하여 부처가 되는 것'이 교리 중에 하나고, 인간이라도 해탈을 하면 누구나 부처로써 절에 모셔질 수 있는데요.

야스쿠니 신사는 2차대전 전범을 모셔놓고 참배를 하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거죠.

하지만 보통 대부분의 신사에 참배하는 건 절에 가는거랑 별다를게 없답니다.

저도 (전범이랑 저~언혀 관련 없는 신사나 신궁에) 初詣를 가려고 해요.

 

새해가 되면 우리는 떡국을 먹죠.

일본에서는 料理(오세치요리)나 雑煮(조니)를 먹습니다.

오세치요리는 주로 조림류를 중심으로 한 요리고요

조니는 떡국인데, 한국의 떡국이랑은 많이 달라요.

 

<조니-한국의 떡국과는 많이 다르다. 출처: http://www.e-furikake.com/recipe/r092.html/>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더,

初売り(하츠우리)라는게 있어요. 새해가 되어서 첫 쇼핑인데

각종 백화점 등에는 2일이나 3일부터 10일정도까지 세일한다는 광고가 엄청 나요죠.

특이한 게 福袋(후쿠부쿠로)라는게 있는데, '복불복'같은 거에요.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고 그냥 사는거죠.

나중에 집에서 봉투 풀어보면 정말 대박일수도 있고 실망일수도 있고 뭐 그런거래요...ㅎㅎㅎ

 

이상 일본의 새해 이야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