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타기?
엘리베이터 타는 데도 뭐 주의사항이 필요한가 싶을 수도 있지만,
일본에선 있다.
다음에 상황을 상정해 보자.
엘리베이터에 타서 1층으로 내려가는 도중
엘리베이터에는 당신과 건장한 젊은 남자, 단 둘 뿐.
당신이 앞쪽에 그 사람이 뒤쪽에 타고 있다.
땡!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당신의 다음 행동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신경쓰지 않고 먼저 내린다'라고 답할 거 같다.
타고 있는 사람이 둘 뿐인데다가
그 사람이 노약자도 어린이도 아닌 건장한 남자라면
내리다가 문이 닫힐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는다.
혹시 무거운 짐이라도 들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냥 내리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상황이 달라진다.
단 둘뿐이라도, 건장한 사람이라도, 짐도 없는데도, 0.5초면 내릴 수 있는데도,
무조건 앞에 있는 사람이 열림버튼을 눌러준다.
아직까지 예외를 본적이 없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했었다.
굳이 잡아줄 필요 없는데 잡아주니 당황;;;
고맙다는인사라도 해야하는데 고맙다는 말도 잘 안나오고...
게다가 내가 앞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다.
한국에서의 습관이 몸에 벤 것이지.
한국사람도 짐이 많거나 어린이거나 노약자면 눌러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그냥 혼자 내리는 게 보통이다.
이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자기 갈 길을 빨리 가는 게 합리적이니까.
그렇다고 눌러줘야 할 상황에 눌르지 않는 국민은 아니니까.
그렇지만 단 둘이서 타고 있어도 서로 양보하고 신경써주는
일본의 방식도 잘못된 건 아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1초 늦더라도 단 한 명이 있어도 양보하라는 것을 배우고
또 몸에 벤 것이다.
한국의 '합리'문화도 좋지만 일본의 '매너'문화 도 꽤나 흥미로운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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